코펜하겐 지속가능 관광 사업 '코펜페이' 참가자 70% "친환경 생활 지속할 것"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이 관광객의 환경 및 지역 친화 행동을 보상으로 유도하는 지속가능 관광 사업 '코펜페이'(CopenPay)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2025년 코펜페이에 참여한 관광객 10명 중 7명이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친환경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답해, 단순한 관광 경험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펜페이 활동 쓰레기 줍기(플로깅)
Visit Copenhagen via Wonderful Copenhagen

새 습관이 새로운 기념품

코펜하겐 관광청 '원더풀 코펜하겐'(Wonderful Copenhagen) 소통 행동 담당 이사 리케 홀름 페테르센(Rikke Holm Petersen)은 "휴가 중인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더 열려있다"라며 "관광객이 그저 인어공주 동상과 셀피만 찍고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습관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코펜페이가 증명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코펜페이 이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가자 10명 중 7명이 코펜하겐을 떠난 뒤 일상생활로 돌아가서도 자전거를 더 타고,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수거하고, 꽃씨를 모아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등 친환경적 행동을 계속 실천하겠다고 답했다.

페테르센 이사는 "이것은 단순히 도시를 방문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방문객이 도시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관광객이 새로운 습관과 함께 코펜하겐을 떠난다면, 우리는 더 바랄 게 없다"라고 말했다.

코펜하겐 시청 광장에 설치된 코펜페이 광고
Mark Tanggaard via Wonderful Copenhagen

2025년 운영, 규모와 기간 대폭 확대

올해로 2년차를 맞은 코펜페이는 작년과 비교해 모든 방면으로 성장했다.

참가자는 5,000명에서 25,000명으로 5배 증가했다. 참여 파트너 기관은 26곳에서 100곳으로 4배 가까이 늘다. 운영 기간도 4주에서 9주로 2배 이상 연장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차로 코펜하겐에 도착하거나, 지속가능 연료를 쓰는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전기차로 이동한 관광객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새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4박 이상 장기 체류 관광객에게 혜택을 제공해 단기 관광에서 특히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에 대응하면서 더 깊이 있는 체험을 장려했다.

자전거 대여 59% 증가, 체험 중심 관광 확산

코펜페이는 관광객이 겉핥기에 그치지 않고, 코펜하겐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좀더 현지 주민에 가깝게 경험하도록 촉진했다.

우선 코펜하겐을 대표하는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올 여름 주목받았다. 자전거 대여 대수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9% 늘었다.

체험 경험도 질적으로 강화했다. 예술 워크숍과 생물다양성 교육, 카약 환경 정화 활동 등 관광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다.

페테르센 이사는 "많은 여행객이 목적지를 수동적으로 관찰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롭고 독특한 경험을 추구한다"라며 "우리는 그들을 우리 도시의 일부가 되도록 초대한다"라고 코펜페이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코펜페이 참가자 98%가 이용 경험에 만족하며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답했다. 관광객이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는 경험을 원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들이 코펜페이에 참여한 주요 동기는 '독특한 경험을 얻는 것'이었다.

코펜페이 일환으로 덴마크 헬싱외르(Helsingør) 도심 공원에 마련한 작은 텃밭에 뿌릴 씨앗을 받았다
안상욱 at INSIDE DENMARK
덴마크 헬싱외르(Helsingør) 도심 공원에 마련한 작은 텃밭에 씨앗을 뿌리며 코펜페이에 참가하는 광광객
안상욱 at INSIDE DENMARK

전 세계 100개 도시로 확산, 글로벌 모델 부상

2024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코펜페이는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시범사업 이후 100개 이상의 기관과 목적지가 코펜페이에 대해 문의했으며,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도시들이 이미 자체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페테르센 이사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여행객들은 선한 일을 하고 싶어하며, 시카고부터 시드니까지 자기 동네에서도 코펜페이 같은 사업을 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과잉관광의 새로운 해법

코펜페이는 전 세계적으로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고통받는 관광 도시들에게 참신한 해법을 제시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서 주민들이 관광객에게 물총을 쏘며 시위하는 극단적 상황과 달리, 코펜페이는 관광객을 처벌하거나 제재하는 대신 긍정적 행동을 유도하고 보상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국제연합(UN)은 전 세계 관광객 수가 2019년 14억 명에서 2030년 18억 명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펜하겐의 코펜페이는 지속가능한 관광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관광산업이 환경 부담에서 긍정적 변화의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전 세계 관광 도시들의 지속가능성 정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주요 성과 지표

참여 현황

  • 2025년 참가자: 25,000명 (2024년 5,000명 대비 5배 증가)
  • 참여 파트너: 100곳 (2024년 26곳 대비 약 4배 증가)
  • 운영 기간: 9주 (2024년 4주 대비 2배 이상 확대)

행동 변화

  • 참가자 70%가 본국 돌아가서도 친환경 행동 지속 의지 표명
  • 자전거 대여 59% 증가 (전년 동기 대비)
  • 이용자 만족도 98%, 추천 의향 98%

글로벌 확산

  • 전 세계 100개 이상 기관과 도시에서 코펜페이 도입 문의
  •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주요 관광도시가 자체 버전 개발 중

참고 자료